• 종로학원 입시설명회 자세히 보기
전체카테고리 메뉴

학원을 선택한 순간, 저는 이미 원하는 것을 손에 쥐고 있었습니다 [303반 이O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종로학원 작성일21-02-23 17:54 조회651회

본문

​작년 이맘때 즈음엔 하루 종일 무언가를 읽고 보고 쓰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오랜만에 워드를 키고 제 방에 앉으니 기분이 이상합니다.

 

너무 오랜만에 치는 타자라 무슨 말을 해야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찬찬히 1년이 채 못되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개강한 주 목요일에 선생님 앞에서 울었던 것이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그 때 제가 선생님께 다른 친구들처럼 대학에 목숨 거는 스타일이 아니라 적응하는데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식으로 얘기를 한 것 같은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치기어린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뭔가 그만큼 노력해 본 적이 없으니 간절하지 않은 건 당연한데, 마치 무슨 또렷한 주관이라도 가진 양 얘기한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그 후 10시간이 넘도록 책상에 앉아있는 걸 적응한 후 뭔가 시작을 하고 나니, 그제서야 뭘 해야 할 지 알았습니다. 하는 시늉만 했던 걸 엎고, 모르는 문제나 조금만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고민도 안한 채 넘겼던 전과 달리, '지금 안 풀면 언제 풀어. 내년에 풀거야?'라는 생각으로 풀릴 때까지 물고 늘어지고, 질문하고, 다섯 번, 여섯 번 풀어 외워버렸습니다.

 

또 여름이 다가올 때 즈음에 가장 친한 친구를 만났던 날이 생각납니다. 아주 오랜만에 만났는데, 어느 순간에 제가 그 친구에게 국어가 어떻고, 영어가 이렇고, 수학이 뭐가 어려우며.. 이런 얘기만 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친구는 아주 낯설다는 얼굴로 네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게 너무 놀랍다며, 이게 가능하냐고, 무슨 일이냐고 말했습니다. 그때 친구의 생경한 표정을 보고, 내가 지난 시간과는 뭔가 확연히 바뀌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9월 모평을 망치고 그 동안 해온 게 다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이었을 때, 선생님께서 조곤조곤 해주시던 말씀도 생각납니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않던 그 때, 선생님의 조언과 격려가 아니였다면 그 구렁텅이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저는 터닝포인트가 온점을 찍는 것과 무언가 확 꺽이게 되는 변환점,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올해의 시간이 앞으로의 저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솔직히 저는 그려지지 않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모든 것이 끝날 그 날, 네시 삼십분 경에. 저는 아주 단단한 온점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에는 일축하던 많은 것들이 지금의 저에겐 아주 간절합니다.

 

사실 지금도 굉장히 불안하고 긴장됩니다. 그래도 원하는 것은 이미 손에 쥐고 있다는 생각으로 수험장에 들어가려 합니다.

 

항상 흐릿하고 선명하지 않은 것들 투성이었는데, 이제야 그 모든 것이 뚜렷해보입니다.